"19일 시행된 이용자보호법, 전체 중 20% 수준…나머지도 고쳐야"
"코인 발행 때부터 최소한의 기준 자체도 없어…막무가내식 상장"

[사진출처=강성후 KDA회장 제공]
[사진출처=강성후 KDA회장 제공]

[오늘경제=박성현 기자]

19일,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한 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투자하는 투자자의 예치금만 의무적으로 보호한다는 내용만 들어있어 전체 개선해야 할 부분 중 20% 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2018년 당시와 지금 현 정부 측 입장을 살펴보면 가상자산 관련 산업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상자산의 발행, 상장 등 중요한 부분에 대한 대책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강성후 KDA한국디지털사업자연합회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는데 이를 놓고 일각에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병기 의원이 2단계 법안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병덕 의원도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혹시 그 이유는 무엇인가?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조속한 가상자산법 입법을 공약하고 금융당국과 국회는 가상자산 전반에 걸친 통합 입법을 진행했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가 터졌다. 이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극심한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부터 규제하는 법안부터 제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이용자보호 관련 법안부터 제정(1단계 법안)하기로 했고 1단계법 부대의견에 2단계법 범위를 정하고 2단계 입법 대상에 대해 금융당국이 전문기관 검토를 거쳐 1단계법 시행 전 국회에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2단계법 입법은 금융당국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을 우선하고 그 외에 각 당이나 의원이 제기하는 현안들을 추가 검토해 입법하는 것이 오늘부터 시행하는 1단계 가상자산법 부대의견에 규정한 내용들이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의 본질은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 18항, 제2항에 의해 거래소에 실명계정을 발급해주는 은행에게 해당 거래소(금융정보분석원 고유업무를 할 수 있기에)의 특금법에 의한 자금세택 및 테러자금 조달행위의 위험을 식별ㆍ분석ㆍ평가 의무를 부여하면서 은행에게 거래소의 생명줄을 쥐락펴락하는 권한을 준 것에서 생긴 것이다. 

그리고 1단계법 부대의견 라항 ‘금융당국이 실명계정 발급제도가 합리적인지를 점검하고 제도게선이 필요한 경우 입법의견을 포함한 개선방안을 법 시행 전까지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에 의해 금융당국이 이를 국회에 보고했음에도 이를 외부에 발표하지 않고 있어 원화 거래소 이외 거래소들의 은행 실명계정 발급을 차단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협력을 위한 금융감독원·한극인터넷진흥원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협력을 위한 금융감독원·한극인터넷진흥원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렇다면 법을 제정할 때 관련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도록 제정하는 거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가 생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병덕 의원이 지적하고 있는 거래소 업비트 독점 문제는 지난 21대 국회는 물론, 우리(KDA)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던 오래된 현안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나 국회가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1단계 가상자산법 부대의견에서 규정하고 있는 2단계법 입법 대상도 시장 현실과는 다르게 지극히 협소한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민 의원이 제기한 것처럼 2단계법 입법 대상에 대해 기존 아젠다 외에 추가 아젠다를 제기하는 지극히 당연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에 이어 유통과 발행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우선적으로 코인 상장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허점을 얘기해주면 감사하겠다.

"금융당국은 1단계법 부대의견 마항 및 아항에 의해 원화거래소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회원사 등 20개 거래소가 참여해 가상자산 상장관련 공통 기준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고 지난 3일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했으나 DAXA 홈페이지 등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이 기준에서 발행자가 작성 공시하는 사업계획인 백서 및 설명자료가 구비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발행량, 유통계획, 사업계획, 발행자/기반기술/프로젝트/리스크)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은 투자를 판단함에 있어 여전히 사업계획인 백서 내용을 확인 검토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는 거래소 역시 상장과정에서 백서에 어떤 내용이 구비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심도있는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상장, 거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유럽연합 암호자산법 제5조 및 부속서 등엔 관련 내용들이 다 들어있다. DAXA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독립적인 상장심사 기구를 운영한다고 돼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회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없다. 특히 상장심사 구성원도 거래소 소속임에 따라 경영진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어 외부인가 참여 등 구성과 운영 관련 규정이 외부에 공개돼야 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입법할 때부터 포함되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 등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가상자산법의 본질적 범주인 유틸리티 및 스테이블 코인 관련조항은 부대의견 나항에 의해,나항에서는 또 통합 공시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운영, 관련업인 평가.공시, 자문업 규율, 사고 발생시 사고 원인과 내용을 이용자가 아닌 사업자가 입증하는 입증전환도 2단계법 입법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사업자 영업행위 규율방안을 2단계법 입법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2단계 입법 대상에 대해 입법내용을 포함해 1단계법 시행 전에 국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결국, 법이 처리된 시기가 늦아지면서 2번과 같은 취지가 사실상 무마되어버린 실정이다. 그렇다면 2단계 법도 즉각적으로 처리가 안 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로 인한 문제점을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2단계법 입법 대상이 1단계법 부대의견에서 규정한 내용, 당 또는 의원들이 제기하는 내용, 국제기구가 권고 중인 내용 등 그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하다.

법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한 1단계법 입법 기간을 감안할 때 2단계법을 한번에 입법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면서 상당 기간 동안 입법 공백이 발생할 것이다.

입법 공백으로 인해 투자자 피해는 물론 정상적인 산업 생태계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해 2단계 입법대상 중 우선 시급하고 당장 시행이 가능한 사안부터 법 제정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유럽연합 암호자산법 전문 제1항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산업 육성 차원에서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 개발,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는 규정이 있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산업, 생태계 확장 방안 등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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